- 입력 : 2022. 11.03(목) 17:46
- 정성현 기자
”광주·전남 청소년 e스포츠 최강자를 뽑는 대회, ‘챌린저스 e스포츠 대회’를 시작~하겠습니다!”
3일 오후 1시 광주 동구 서석동에 위치한 광주e스포츠경기장에서 해설진들의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제2차 2022 챌린저스 e스포츠 대회’가 열렸다.
이번 대회는 문화체육관광부·광주시·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아시아e스포츠센터가 공동 주최·주관했다.
경기는 리그오브레전드·카트라이더를 종목으로 광주·전남 6개 고등학교에서 참가·진행했다. 특히 카트라이더 종목에는 특수학교 학생들이 일반학교 학생들과 한치 앞도 내다 볼수 없는 막상막하의 승부를 겨루기도 해 그 특별함을 더했다.
참가 학교로는 △광주공업고등학교 △광주자연과학고등학교 △동일미래과학고등학교 △전남공업고등학교 △함평영화학교 △소림학교 등이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경기석에서 장비 등을 가다듬던 선수들은 긴장한 탓인지 괜스레 몸을 꼬거나 흐르는 땀을 닦아냈다. 한 선수는 팀원들의 긴장감을 떨쳐주기 위해 “얘들아, 잘해보자!”라며 큰 소리로 사기를 북돋기도 했다.
이 분위기는 경기장 좌석에 앉아 있는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관객들은 경기 시작 후 눈앞에 펼쳐진 큰 전광판을 응시하며, 선수가 조종하는 화면 속 캐릭터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환호와 탄식을 보냈다.
전남공업고등학교와 광주자연과학고의 리그오브레전드 결승전은 이 가운데 백미였다. 유독 엎치락뒤치락 하는 경기 양상에 한 관객은 손에 난 땀을 옷깃에 닦기도 했다.
관객 천은재(19)씨는 “좌석에서 선수석까지의 거리가 멀지 않아 선수들의 얼굴과 몸짓이 다 보인다. 이전 경기에서 어떤 선수는 손까지 떨던데… 괜스레 그 긴장감이 전해져 흥미로웠다”며 “예선 경기를 보니 두 팀 다 잘하더라. 그래서 누가 이길지 정말 기대됐다. 오늘 이곳(광주e스포츠경기장)에 처음 오는데 시설도 좋고 관계자들도 친절해 너무 만족스러웠다. 이런 전용 경기장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e스포츠 행사가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카트라이더 특수학교 팀으로 경기에 참여했다가 탈락의 고배를 마신 소림학교 강민서(19) 선수는 “경기 결과를 떠나 팀원들과 같이 연습하고 출전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며 “장애인들은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 일반 학교 학생들과 실력을 겨룰 수 있는 경험 자체가 너무 소중했다. 다음 대회에는 피파온라인 등 여러 종목들이 추가됐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경기장에는 지난 9월 진행된 제1차 챌린저스 e스포츠 대회에 비해 방문객 수가 현저히 적었다. 이는 지난달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로 정부가 오는 5일까지를 국가 애도기간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주최 측은 기존에 계획한 △게임 중독 치료 상담 △e스포츠 진로 상담 △e스포츠 게임 체험 부스 등을 취소, 행사를 축소 진행했다.
조선대 학생 최영재(23)씨는 “경기장이 학교 안에 있어 대회가 있을 때마다 찾곤 한다”며 “마지막으로 왔던 건 직장인e스포츠대회였는데, 그때는 오늘과 달리 사람이 정말 많았다. 아무래도 얼마 전 참사가 있었기 때문에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관객들이 큰 소리로 응원하지 못함에도 학생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괜스레 ‘내가 더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며 “평소 e스포츠 게임을 즐겨 하는데, 다음 대회에는 관심 있는 주변 지인들을 데려와 더욱 열렬하게 응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광주아시아e스포츠산업지원센터 관계자는 “국가 애도기간 동안 행사를 개최해야 해 경기 진행 등에서 많은 걱정이 있었다. 다행히 선수·관객 모두 차분한 분위기에서 함께해 준 탓에 무탈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과 학생들이 게임 문화에 더욱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대회에서는 리그오브레전드 전남공업고등학교가 우승, 광주자연과학고등학교·함평영화학교가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들에게는 상금 50만원·부상 광주시교육감상 등이 수여됐다.